시원한 물 한 잔

물

한여름의 무더위가 한창인 오후 태양은 불볕처럼 내리쬐고 공기는 뜨거워 마치 숨을 쉬기조차 어려운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날 창가에 앉아 있으면 마음까지도 메마르는 듯하다. 그럴 때면,= 찬물 한 잔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물 한 잔을 따르는 행위는 그 자체로 일상 속 작은 의식처럼 느껴진다. 유리잔에 차가운 물이 채워지는 소리는 마치 평온을 부르는 소리 같다. 그리고 그 잔을 들어 첫 모금을 입에 가져가는 순간 시원함이 온몸을 감싸 안는다.

 

물 한 잔이 주는 상쾌함은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잠시나마 무더위로 지친 몸과 마음에 쉼터가 된다. 물방울이 잔 가장자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차분해지고 세상의 모든 소음이 잠시 멈춘 것만 같다.

 

물 한 잔은 단순한 생존의 요소를 넘어 삶의 질을 높여주는 무언가가 되어버린다. 여기에는 생명의 원천이자 마음의 평온을 되찾아주는 힘이 담겨 있다. 물 한 잔을 마시며 잠시나마 세상의 소란을 잊고 현재의 작은 기쁨에 집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