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물고기처럼 바다에서 살지만, 사실 물고기와는 많이 다릅니다. 고래는 물고기처럼 아가미로 숨을 쉬지 않고, 대신에 포유류라서 우리처럼 허파로 숨을 쉽니다. 하지만 고래와 물고기가 모두 바다에서 헤엄치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면 비슷해 보일 수 있죠. 특히, 둘 다 꼬리 지느러미를 이용해서 물속을 헤엄치는 모습은 비슷해 보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고래와 물고기는 꼬리 지느러미를 움직이는 방식이 크게 다릅니다.
물고기는 꼬리 지느러미를 좌우로 움직입니다. 마치 뱀이 기어가듯이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죠. 반면에, 고래는 꼬리 지느러미를 상하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물고기가 옆으로 흔들리면서 나아가는 것과 달리, 고래는 몸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물을 가르고 나아가죠.
이렇게 고래와 물고기의 움직임이 다른 이유는 진화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래는 원래 육지에 살던 포유류였기 때문에 물고기와는 다른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고래의 조상은 다리로 걷고 허파로 숨을 쉬던 동물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다에 적응해 살기 시작했습니다. 고래의 다리는 점차 사라지고 대신 물속에서 헤엄칠 수 있도록 꼬리 지느러미가 발달했죠. 하지만 육지에서의 포유류 생활 덕분에, 고래의 근육과 뼈 구조는 물고기와는 달리 꼬리를 상하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진화했습니다.
이것을 수렴진화라고 합니다. 수렴진화란, 서로 다른 생물이 비슷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비슷한 특성을 가지게 되는 현상입니다. 고래와 물고기는 서로 다른 조상에서 나왔지만, 둘 다 바다에서 살기 때문에 서로 비슷하게 보이는 모습으로 진화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고래는 포유류의 특징을, 물고기는 어류의 특징을 가지고 헤엄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게 된 것입니다.
고래가 꼬리 지느러미를 상하로 움직이는 것은 물속에서 더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듭니다. 고래가 꼬리를 아래로 내릴 때 몸은 앞으로 밀려가고, 꼬리를 위로 올릴 때도 앞으로 나아가게 되죠. 이렇게 상하운동을 하는 방식 덕분에 고래는 큰 몸집을 가지고도 바다에서 매우 빠르게 헤엄칠 수 있습니다.